#9 다양한 경험이 다양한 삶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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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 소개
서울교육대학교  초등교육, 체육교육 전공
인디스쿨 3기 대표 운영자이며  EBS <선생님이 달라졌어요>에서 교사 상담을 했다.
<<지니샘의 행복교실 만들기>>,  <<학급운영시스템>> 등 많은 저작이 있다.

‘정유진의 교육담론’은 정유진 선생님과 제주지역 초등학교 예비교사와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 것입니다.

Q) 어떤 계기로 특별한 활동을 다니는 특별한 교사가 되었나요? 

생각해보면 저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좀 특이한 아이였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입학식날 한 남자아이를 만났는데 그 아이가 파마를 했더라구요. 저는 그 때만해도 파마한 애들은 다 날라리인 줄 알았어요. 그 때가 1980년대였어요.
초등학교 1학년 입학식날 그 아이랑 눈이 마주쳤어요. 그런데 그 아이는 눈을 안 피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그 아이 배 위에 올라가서 패기 시작했어요. 파마하고 날 쳐다본다는 이유로. 그렇게 못된 아이는 아니였는데 아무튼… 못된 아이 맞나? ㅎㅎ 그래서 입학식장에서 쫒겨났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못 가는 줄 알았어요. ^^;;
아무튼 인생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어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이런 저런 다양한 공부를 했죠. 그런데 그랬던 것이 교사 생활을 할 때 굉장한 도움이 됐어요.
예를 들면 목공을 좋아해서 10여년 전에 목공 공방을 다녔었거든요. 그 때 경험 덕분에 저만의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목공수업’이 나왔고 꽤 괜찮았어요. 학교 안에서 수업을 하는데 거기서 애들이랑 같이 목공을 했어요. 피크닉 테이블 있죠? 파라솔 꽂아놓는 거. 초등학교 6학년 애들이 그걸 만들어요. 그래서 도서관에도 두고 여기저기 두었죠.
그런 특별한 것이 어디서 나오나. 제가 같이 공부하는 선생님들에게는 ‘나의 장점’, ‘내가 좋아하는 것’을 50가지 이상 써보라고 해요. 그러면 그 안에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나만의 선물이 있어요.  국가수준 교육과정을 그대로 전수해주는 것 말구요.
그것을 나름대로 재구성을 해보면 나를 만나는 아이들만 특별하게 경험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만들 수 있어요. 질문하신 분은 좋아하시고 잘 하시는 게  있으세요?
질문자) 좋아하는 건 없고 독특한 이력은 필라테스를 해서 자격증이 있어요. 
그런 것들. 저는 아이들이란 교실에서 ‘교실요가’를 했었거든요. 지금은 잘 안되지만. ㅎㅎㅎㅎ
우리반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 중의 하나가 체력이 되게 좋다는거에요. 우리는 체육수업을 할 때 기본적으로 하는 게 있습니다. 버피.  남자분들 다 아시죠? 처음에 하나씩 해요. 그런 식으로 일주일에 한 가지씩 늘려나가요. 나중엔 버피 이거 아무것도 아니네. 이거 되네? 이렇게 되요. 20주 지나면 20개를 할 수 있게 되요. 애들이 탄탄해집니다. 제가 운동을 좋아하다보니까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냈어요.
꼭 수업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취미활동들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교사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거든요.
나의 삶을 크게 셋으로 나눈다면 하나가 가족과 인간관계, 그리고 직업, 그리고 나에요. 그런데 제주도와 같이 지역성이 강한 곳에서는 나의 삶이 없어지는 경우가 있어요.그러나보니 직업에 목숨을 걸게되요. 하지만 가족과 인간관계, 나의 개인적인 삶, 직업, 이렇게 균형을 이룬다면 직업에 어려운 일이 있다고해서 삶을 포기하진 않아요.
내 삶에서 이 학교라는 곳이 굉장히 좁아요. 세상을 크게보는 데 개인적으로 도움이 됐던 것은 다양한 배움과 만남이었어요. ‘애니어그램’ 공부를 하러갔을 때 교사가 아닌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그 다음에 ‘최면공부’를 하러갔어요. 거기서도 교사가 아닌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교사가 극소수죠.
그리고 목수가 되기 위해서 ‘목조주택’ 수업을 20주 정도 다녔어요. 여기엔 노후를 준비하는 교사 분이 한 두분 계시더라구요. 스포츠마사지인 척추교정을 배우러갔을 때는 교사는 저밖에 없어요. 다 물리치료사들이에요.
사실 교사라는 전문가집단은 다른 전문가집단보다 수준이 굉장히 낮습니다. 아까 이야기했던, 신규교사에게 업무들을 시키는 등의 만행을 저지르는 집단이에요. 그 어떤 집단도 그렇게 하지 않는데… 제가 교사라는 전문가집단에 대한 애착이 강하거든요. 그래서 다른 전문가집단에 많이 다녀보면서 우리 교사집단이 어때야하는가라는 생각들을 가지게 됐어요. 생각이 좀 넓어진거죠.
나의 취미생활, 내가 재미있어했던 일이 내 가족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뿐만이 아니라 나의 수업에도 상당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가능하시면 취미생활,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많이 하시길 바래요. 학교에 너무 목매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