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상상력이 필요해(2) : 남이 되어보는 상상을 계속 해야해(초등학생 수업)

ajy14

이 글은 도서출판 담론에서 제작하는 ‘교학총서’의 일부입니다. 교학총서는 선생님들의 교육담론을 담고 있으며 100권의 시리즈로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문의: damnonbooks@gmail.com)


안진영 소개
제주교대 졸업 / 춘천교대 교육대학원 아동문학과 졸업 / 어린이도서연구회
저서 : 동시집, <<맨날맨날 착하기는 힘들어>> (문학동네)

편집자 코멘트 : 
안진영 선생님의 수업은 하나 하나 떨어져있는 것이 아니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되어 있습니다.
‘상상력 키우기 —> 진화놀이 —> 중력 —> 습관 만들기 —> 상상력이 필요한 이유 —> 선택의 지혜(다음 편에 나올 예정)’식으로 이어집니다. 다음에 소개해드릴 ‘게임중독에서 벗어나는 법’ 역시 바로 방법이 나오지 않습니다. 최종적으로 게임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여정’이 수업 프로그램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점 참고하여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 진화놀이 
안진영(이하 안) : 
번데기에서 껍데기를 벗어 나와서 날아가는 내용의 책이 있는데 여기에 애벌레 한 마리가 나오잖아요? 그래서 애들이랑 애벌레 놀이는 하는거에요. 이걸 진화놀이라고 하거든요.
애들이 가위바위보해서 이기면 애벌레에서 번데기로 진화하는 거에요. 이걸 통해 일기를 쓴 아이도 있어요.
5교시 과학시간이었다. 선생님께서 진화놀이를 가르쳐주셨다. 난 나의 별자리인 책상으로 갈 때 기분이 좋았다.
기분이 좋았다. 알이 애벌레로 되어서. 또 번데기가 되고 나비로 태어나 별나라로 가는 놀이였다. 이 놀이를 하고 나도 내가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기분이 좋다는 걸 알았다. 난 나의 기쁨을 위해 오늘보다 나은 내일, 내일보다 나는 모레로 매일매일 한 단계 한 단계 나아질 것이다.
책상이 우리 별나라고 바닥이 현재 이 세상이에요. 그런데 가위바위보해서 계속 지는 아이들이 있죠. 그걸 통해서 아이들은 이 세상에서 별나라로 가는 게 녹록치 않다는 걸 알게되죠.
– 미술 프로그램(중력) 
진화놀이와 연결해서 별나라로 가는 상상을 위해 미술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나비를 그리고 색칠을 하죠. 그리고 이 시간에 ‘중력’에 대해 이야기해줘요.
“지구에 사는 것들은 중력의 힘을 벗어날 수가 없어. 마찬가지로  내가 자유롭게 놀고 싶지만 밑에서 붙잡는 게 있는거야.”
내가 이걸 하려고 하면 이걸 못하게 하는 게 당연히 있는데 저는 그걸 중력이라고 보는거죠. 내가 오늘 영어단어 10개를 외우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그걸 못하게 하는 상황이나 마음가짐은 중력인거에요. 그래서 그 얘기를 해줬어요.
미술시간에 중력에 대해 말하였다. 나비와 나는 동물, 새들은 지구가 끌어당기는 중력에도 날아다닌다고 말씀해주셨다. 나는 매트릭스에 대해 발표도 하였다. 나는 나비가 나는 것이 그만큼 대단하지 않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이 시간 이후부터는 대단하게 느껴졌다. 왜냐면 세상의 모든 나는 것들은 중력을 이겨내야지 날 수 있으니까.
중력 생각을 하면서 나비를 색칠하였다. 나비가 예쁜 모습으로 탄생하였다. 나도 나비처럼 중력을 이겨내고 하늘을 나는 예쁜 나비가 되고 싶다.
– 습관 프로그램 
이렇게 하고 습관 프로그램이 중간에 들어가는거죠. 중력을 이겨내는 방법이니까.
“문제가 앞에 있으면 눈싸움에서 지지말아야 해. 문제가 나한테 눈싸움을 거는건데 무턱대로 문제를 막~~ 풀겠다고 하지말고, 일단 멀리서 바라봐. 그리고  순서를 탁탁 정해. 이런 문제는 멀리서 바라보는거야. 멀리서 뭐부터 해결해야하는지를 열쇠를 찾아.”
아이들에게 원칙, 멀리서 바라보는 원칙을 얘기를 하죠.
– 상상력이 필요한 이유
‘모니터 밖에서’라는 시가 있어요. 자기가 화내고 있는 모습을 모니터 밖에서 봐야한다는 내용이에요. 그러면서 하이만 일화를 소개해줬어요. 이 사람이 이 하이만은 굉장히 착한 사람이래요. 좋은 사람이래요. 그 유대인은 굉장히 관계가, 유대인하고 관계를 잘 맺고 자기는 유대인을 좋아한데요. 그런데 이 사람이 유대인을 몇 백만명 죽였잖아요.
“이유가 뭘까? 이 사람은 상상력이 없었어.”
이 사람은 시키는대로 하는 착한 사람이죠. 여기서 착하면 안된다는 게 이런거에요. 내가 상상하고 생각하는 힘이 있어야지 시키는대로 착하게 하는 사람은 이런 엄청난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상상의 힘이 왜 필요한 줄 알아? 이런 잘못을 하지 않기 위해서야. 내가 가둔 사람이 죽어가는 상상을 할 수 있었다면 이 일을 저지를 수 있었을까? 내가 괴롭힌 아이가 이 안에서 얼마나 괴로울까 상상할 수 있어야해.”
김외솔(이하 김) : 
그런 건 상상의 영역이라는거죠? 배려하고 이런 게 아니라.
안 :
네. 내가 저 사람이 되어보는 상상. 저 아이가 나라는 상상,
“상상을 할 때, 내가 무엇을 할 때는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빠져나와 멀리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을 볼 수 있어야해. 그래서 바라보는 글쓰기를 하자.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꾸 봐야해. 제 3자 입장에서 빠져나와서 보고 내가 하고있는 일을 알 수 있어야 해.”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나서 애들이 관찰일기를 쓴거에요.
친구들과 수다를 떨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자랑스럽다. 나는 나를 모니터 밖에서 보니 대충 푼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다음부터는 대충 풀지 않겠다.
김 :
철학교육이 기본적으로 들어가네요. 이게 철학교육이죠.
안 :
네 그런거죠. 동양철학이나 그런 것들이.
김 :
서양, 동양 다 나오는데요? 따로 철학교육이라고 뚝 떼어하는게 아니라 사고하고, 사유하고, 질문하고, 자기의 삶의 현실에서 이건 어떤 틀을 가지고 적용하고…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