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먹거리 교육(3) : 먹거리교육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학습법

ajy10

이 글은 도서출판 담론에서 제작하는 ‘교학총서’의 일부입니다. 교학총서는 선생님들의 교육담론을 담고 있으며 100권의 시리즈로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문의: damnonbooks@gmail.com)


안진영 소개
제주교대 졸업 / 춘천교대 교육대학원 아동문학과 졸업 / 어린이도서연구회
저서 : 동시집, <<맨날맨날 착하기는 힘들어>> (문학동네)

김외솔(이하 김) : 
애들이 학교와서 누룽지도 먹고 현미차도 먹고 재미있네요.  무 이야기 해주세요. 생 무.
안진영(이하 안) :
‘무’자는 굉장히 다양한 의미가 있잖아요. ‘무’에는 우리가 먹는 무도 있고 한자로 쓰면 ‘없을 무 無’이기도하잖아요. 그럼 제가 그 ‘무’자를 두 가지로 풀어가는 거에요. 우리가 먹는 무, 한자의 없을 무.
무를 가지고 처음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건 아니구요, 해마다 조금씩 다른데 공통적인 프로그램은 제가 ‘없을 무’로 쓴 시로 시작해요.
같이 묵자(無)
                       안진영
쪼맨한 나뭇가지랑(ㅣㅣㅣㅣ)
장작 몇 개 올려놓고(二)
삼겹살을 구웠는디(火)
같이 묵을 사람이 있어야제
인자, 니 할아부지 돌아가시니께
삼겹살 묵을 사람(人)도 없다 아이가
똥파리만 같이 묵겠다고 뱅뱅 돌더라 아나, 이번 일요일에 다 내려온나. 같이 묵자
이건 저희 할머니 이야기에요. 우리는 어렸을 때 할머니랑 같이 살았는데 어느 날 할머니를 그 집에 놔두고 아버지가 있는 집으로 가게됐어요. 갑자기 아이들이 없어지니 할머니가 얼마나 외로웠겠어요.
그래서 이게 나뭇가지구요(ㅣㅣㅣㅣ) 조그만 나뭇가지 위에 장작(二)을 놨어요. 그리고 여기에 人. 저는 이 사람 인(人)자를 두 가지로 풀었는데 1학년 아이들에게 삼겹살라고 알려줘요. 그리고 사람이기도 하고.
이런 나뭇가지 장작 올려놓고 불을 이렇게 와랑와랑(火)해서 고기를 올려놨는데 같이 먹을 사람이 없는거에요. 그러니까 ‘너희들 내려와라, 같이 먹자’하는 내용이거든요. 이 시를 아이들한테 시를 읽어주고 시 필사를 하게하고, 그 다음에 이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같이 먹는다는 것’이 무슨 뜻일까, ‘혼자 먹는다’는 게 무슨 뜻일까를 묻죠.
같이 먹을 사람 없이 혼자 먹는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이야기를 하고 우리가 뭘 먹을 때 맛있는 것은 같이 먹기 때문이라는 걸 얘기해줘요.
김 :
그러면서 꼭 한자, 무(無)에 대한 어떤 걸 한다기 보다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는거네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無’라는 한자는 아이들의 머리 속에 각인될 수 밖에 없고.
안 :
그렇죠. 이런 얘기를 먼저 해주고 無를 구성했던 한자들을 차례차례 공부하는거죠. 월요일에는 사람 인(人)자에 대해서 공부하고, 화요일엔 불 화(火)를 수요일엔 불 화자의 다른 모양에 대해 배우고. 이런 식으로해서 마지막 금요일에 무(無)자를 공부하는거에요.
김 :
이 시스템이 다 되어있는거에요?
안 :
네. 되어있어요. 무를 주제로 한 주는 시스템이 되어있어요.
김 :
그럼 이걸 선생님께서 한자를 다 배치하고…
안 :
네. 이렇게 되어있어요. 예를 들면 프로그램이 있죠. 쌀 공부할 때는 쌀 미(米)자를 그렇게 하구요
김 :
그 땐 또 쌀을 나눠먹기도 하고.
안 :
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프로그램으로 넘어가요. 사실은 유채색, 무채색을 공부해아하는 게 있어요. 이 때는 ‘있을 유(有)’. 있을 유를 공부하기 위해서 이걸  다 하는 셈이에요.
김 :
아~ 다 연결되는거네요.
안 :
이렇게 애들이 무와 유를 공부했잖아요. 공부를 하면 이제는 채색으로 들어가는거에요. (무와 유 프로그램은 따로 포스팅 예정)
김 :
그런데 아이들이 무를 잘 먹지 않잖아요. 부모들도 포기한 집들도 많을텐데요.
안 :
제가 무와 된장을 가지고 가요. 생 무를 다 썰어서 먹을 수 있게. 기본적으로는 그렇게 하는 데 사실 해마다 조금씩 달라요. 올해는 제가 준비했지만 작년에는 아이들이 가져왔고,  재작년에는 엄마들이 해서 보냈고.
부모들이 반응이 협조적이면 알림장에 뭐가 필요하다고 하면 그걸 확확 보내요. 반응이 없으면 제가 준비하고, 반응이 있으면 제가 준비 안해도 되구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엄마들의 협조가 많을 땐 ‘무데이(무Day)’하는날 온갖 무 반찬이 다 들어와요. 집의 문화가 다 보여요. 무짱아찌, 무생채, 무하고 콩나물 무친 거, 무를 간장에 조린 거, 그냥 생 무 달랑달랑 들고오는 애도 있고. ^^
사실 저의 목표는 생무를 먹이는 거에요. 무의 본연의 맛을 느끼게 하는건데 무만 먹기가 그러니까 된장은 제가 준비를 하죠. 그리고 무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해요. 선생님이 가져온 이 무는 어디서 왔는지를요. 선생님이 아는 어느 농부의 집에서 어떤 농법으로 키웠고 그 흙은 어떤 흙이었고, 이 씨앗이 어떻게 만들어진 씨앗인지.. 그걸 말해주고 그 다음에는 미각이 살아있는 사람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이야기하죠.
“미각이 살아있는 사람은 이렇게 아무것도 양념하지 않은 것을 먹었을 때 그 맛이 맛있다고 느끼는 사람이야.”
 
김 :
그럼 애들은 먹었을 때 이미 그 기대를 할 것 같아요. 먹었을 때 난 엄청나게 반응을 해야지~ 이렇게.
안 :
오버도 하죠. 🙂
김 :
이게 맛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안 :
자기네들의 미각이 살아있다는 걸 주변에 알려야하니까 먹자마자 ‘맛있다~ 맛있다~’ 그래요. ^^
그리고 된장도 역시 이 된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우리 된장의 효능은 뭔지 이야기해주죠. 독일 어느 암센터에서 암을 예방하는 최고의 식품으로 된장, 간장, 김치를 꼽았잖아요. 그 이야기를 해주는거죠. 그래서 암 예방에 최고인 거. 그리고 암이 어떻게 생겨나는건지 그 과정도 조금씩 조금씩 이야기해요.
김 :
그 모든 지식을 책이나 주변의 전문가 분들을 통해서 다 들은거죠?
안 :
네. 제가 한 10년 전에 베체트씨라고 희귀난치 진단을 받아서 제가 저를 치료한 자가치료의 경험이 있어요. 지금은 아주 건강해요. 심지어 웬만한 우리 또래보다 제가 더 건강하죠.
그런 과정들 속에서 운동하는 법, 먹거리 먹는 법, 잠 자는 법, 마음 관리하는 법 등이 체화가 되어있어요. 그래도 이런 프로그램을 할 때는 제가 정보를 잘못 알 수도 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물어보고 피드백을 받은 다음에 투입을 하는거죠.
김 :
애들 식습관도 다 바꿀 수 있다고 보세요?
안 :
그런 욕심은 안 내요. 🙂 욕심은 안 내지만 희망사항이죠.